상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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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이광복님.
광복님과 동갑이구요.
광복님이 예전 한창활동할때 그때 활동했었습니다.
지금은 간간히 사진관만 들락날락하네요..
광복님,저에게는 강박증이 있습니다.
고1때 처음 생겨서 강박증이란걸 안건 스무살넘어서였었어요.
고1때까지는 최상위권 성적이라 의대만 바라보고 그랬는데
강박증이 생긴후로 전혀 공부에 집중을 하지못해 성적이 급추락했더랬죠.
강박증을 숨기고 방치한채 삼수까지 했지만 지거국 그저그런과에밖에 가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강박증을 내가이겨내보자 뭐 이런마인드였고 주변에 털어놓기도 너무 창피해 철저히 숨겼습니다.
그러기를 10여년이 지나 한달전쯤 부모님께 말씀드리면서 드디어 처음으로 공개를 했습니다.
부모님이 꽤나 충격받으신것 같습니다. 이제는 정신과에서 약물치료 받고 있구요.
의사선생님이 동네 정신과여선생님인데 소아정신과담당이어서 그런지 행동치료나 인지치료쪽은 잘 안하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현재는 간단한 행동지침(?)이런걸 상담하고 약물치료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프록세틴1~2알 먹고 있구요.
근데효과는..글쎄요.. 잘모르겠습니다.아직한달조금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별로 달라진건 없습니다.
강박증이 심한주도 있고 약한주도 있고 반복되는것 같아요.
증상이 너무많고 말하기도 민망한게 많아 여기다 다 나열할순 없지만
가장 힘든것중에 하나가 불쑥 어떤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그것을 내가 만족할때까지 생각해야하고
또 그생각을 할때나 어떤행위를 할때 사람이미지(예를 들어 특정 연예인얼굴)를 떠올리며 꼭 4번이나 8번을 반복해야만 합니다.
3과 5 숫자를 싫어해서 3,5번하는건 피해야 하고요. 참웃기죠.
근데 이렇게 하지않으면 불안하고 내가진다는 생각을 해서 견딜수가 없어요. 손씻을때나 어떤생각을 할때도 4,8번해야만 편합니다.
이밖에도 다른증상도 많은데 그냥 간단히 현재 저를 가장괴롭히고 있는증상을 적어봤습니다.
부모님도 절 잘 이해못하시니까요..남들한테 이해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강박증에서 벗어나서 남들이 느끼는 일상생활의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습니다.
현재 강박증 카페같은곳에서 정보도 공유하고 그러는데 대다수 분들이 약물치료를 오래해도 거의 잘 안낫는다고 하더라구요.
약물치료에 인지치료같은방법이 유기적으로 잘결합해야 한다는데 제가 하고 있는 상담이 괜찮은건지 모르겠습니다.
자기에게 맞는의사 찾는것도 보통일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일단 제 담당선생님을 믿고 쭉 가고 있습니다.
저는 고작 한달 조금넘어서 아직 약효과에대해 뭐라 할건 없지만 크게 달라진건 없는것 같습니다.
약먹고나서 1~2주는 일시적으로 약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어서인지 상대적으로 기분이 좋았었는데 지금은 그저 그렇네요
광복님은 저랑 동갑인데 결혼도 하시고 의대도 나오고 입시계에서도 이뤄놓은게 많은데
저는 그놈의 강박증때문에, 여기에 완벽주의적이고 집착이 강한 성격도 플러스 되어서
이나이되도록 뭐하나 제대로 이뤄놓은것이 없습니다.
현재 휴학중이고 내생애 마지막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고 약대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이제 서울로 올라가 공부해야하는데 강박증이 또 어떤 형태로 나를 괴롭힐지, 나는 또 어떤 대응을 해야하는지 참 막막합니다.
광복님은 의대 나오신분이니까 기본적으로 좀 강박증에 대해 알고 있지 않을까 해서 이번기회에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10년동안 숨겨오다 한달전에 부모님께 털어놨듯이 이런얘기하는것도 저에겐 참 어려운 일이거든요.
만약 예전 같았으면 이런얘기를 지금 이렇게 못하고 있을것같아요.
사람들에게 이런얘기를 해봐도 그건 니 의지문제다라고 말하는사람이태반입니다. 강박증이라는게 세로토닌같은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즉 뇌의 회로이상으로 생기는건데 단순히 의지문제가 아니잖아요.그래서 남들에게 말해보려해도 별도움이 안되서 그냥 이러고 있어요.
그냥 막 생각나는대로 적었어요. 현재 약대합격에 제 모든것을 걸었고 꼭 합격하고 싶은데 10여년간 공부를 제대로 못해본 제가
상담을 받으면서 과연 이뤄낼수 있을지 내자신에 대한 의심도 많이들고..
벼랑끝에 선다는게 이런기분인가 봅니다.
사람하나 살려준다고 생각하시고 강박증에대해, 그리고 강박증를 끼고 공부해서 꼭 합격해야하는 제게 진심어린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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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어느 명칭이 맞는 건가요?
강박증(OCD)은 한 반에 한 명 정도는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며, 고학력자 중에 특히 더 많습니다. OCD도 심한 정도에 따라 gradient가 있는데, 아무 엄밀한 기준을 들이대면 숫자가 줄겠지만, 'OCD끼'가 있는 사람 정도를 세면 그 비율은 아마 훨씬 더 늘어날 겁니다.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OCD적인 버릇이나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물치료의 경우에는 지금 1단계 치료로 SSRI계통 약물을 드시고 계신 건데, 그게 잘 안 듣는다 싶으면 TCA계통 약물을 병용하게 될 겁니다. TCA까지 쓰면 보통은 증상이 더 좋아집니다.
정신과 질환은 기질적, 생리적인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OCD도 증상은 호전되지만 완치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지치료를 하는 곳이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보통은 그런 치료로 비용을 청구할 수는 없으니 개원의들은 별로 관심 없어할 것 같은데 ..
인지치료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몇 가지 중의 하나는 억지로 충동을 유발하는 환경에 자기를 노출시키는 시간을 늘리면서 극복하는 방법도 있고, (예를 들면 하루 종일 무얼 해도 지금 싫어하는 3번이나 5번씩 어떤 일을 수행한다든지) 그런 충동이 들 때 그 충동을 상쇄시키는, 해가 되지 않는 자신만의 작은 의식 같은 것을 만든다든지 (가령 충동이 들 때 목걸이 팬던트를 잠시 쥐고 흔들고, 그렇게 하면 충동이 해결된다는 믿음을 갖는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조금은 사회적인 문제를 우회할 수 있습니다.
모든 정신과 질환은 겪고 있는 사람은 힘들지만 가족조차도 그 고통이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참 어려운 문제죠.
학업에 많은 지장을 주는 수준의 OCD라면 약물로 어느 정도 조절을 하고 공부를 지속하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데에도 약간 시간이 걸리고, 거의 대부분의 OCD는 약물 치료에 잘 반응하니 너무 자신감을 잃거나 자책을 하지 마세요.
또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 중에도 OCD 환자들이 아주 많습니다. 강박증이 본인의 꿈이나 목표를 이루는 데 절대적인 장애가 되지는 않아요.